6월 27일 오후 갑작스럽게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기관, 외국인 매도물량이 대거 나타나면서 셀트리온은 8% 이상 하락해 종가 150,800원을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최근 있었던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신문 기사는 링크로 연결해 두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6/27 셀트리온 하락 관련 기사)
하락의 이유
옵텀RX –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추가 보험 등재 실패
주식 시장이 셀트리온 하락의 근거로 삼았던 뉴스는 옵텀RX사의 보험 목록 등재 실패입니다. 참고로 옵텀(Optum)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옵텀RX사의 보험 리스트에는 암젠(미국)의 암제비타가 연초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여름 2개의 추가 약제가 결정이 되었습니다. 선택을 받은 약제는 베링거 인겔하임(독일)의 실테조, 산도즈(스위스)의 하이리모즈입니다. 추가 등재 목록에는 셀트리온도 없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없었습니다.
미국의 보험제도 및 의약품 유통
현재 대한민국은 전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아프면 나라에서 가입을 의무화시킨 국민건강보험제도 안에서 보험 혜택을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료비를 낼 때 병원에 일부(본인부담금)만 냅니다. 나머지 진료비는 국가기관에서 적정성을 판단해 병원에 주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어떤 약이 보험에 등재가 될지 역시 국가가 결정합니다. 이에 관해 아래 법령을 살펴보겠습니다.
제10조의2(약제 요양급여의 결정신청)
① 약제의 제조업자·위탁제조판매업자·수입자는 제8조 제2항에 따라 급여목록표로 고시되지 아니한 새로운 약제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양급여대상여부의 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개정 2008·3·3, 2010·3·19, 2010·4·30>
–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중
하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공공보험과 민간 회사에서 운영하는 민간보험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공공보험의 역할이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의 미국민들은 민간 보험에 가입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민간 보험회사들은 같은 성분의 약이라면 본인들 회사에 더 이윤이 남는 제약회사의 약제를 선정하겠지요? 셀트리온 역시 그 배경에서 성장한 회사입니다. 램시마 출시 당시, 인플릭시맙 약제의 바이오시밀러가 전무했습니다. 동등한 효과와 저렴한 가격의 램시마는 미국의 민간 보험사들에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강점으로 램시마는 미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험약제관리기업(Pharmarcy Benefit Manager, PBM)이 이들 민간 보험사를 대신하여 제약회사와 약품 가격을 협상합니다. 그리고 이 PBM이 민간 보험사를 대신하여 제약회사와 약가 협상, 리베이트 협상을 담당합니다. 또한 처방약 목록을 관리하여 의약품의 급여 비율과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이것이 포뮬러리(Formulary)를 설정하는 작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에서 하고 있는 일이지요.
PBM의 막강한 영향력은 처방약 목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에 있습니다. 즉, “우리는 이 약제들만 등재해 놓을 거야. 나머지 약제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거야.”라고 말입니다.
셀트리온의 매출에 미칠 영향
휴미라는 2022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26조에 달하는 시장입니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 고농도 제형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이 셀트리온의 올해 최대 관심이었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었지요.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의 해명을 살펴보겠습니다.
“휴미라가 속해있는 시장은 상위 3개 PBM이 처방의 80%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시 사보험과 공보험으로 나뉜다”며 “옵텀Rx가 확보하고 있는 휴미라 시장 21% 중 약 10%를 커버하는 포뮬러리와의 계약 내용에 해당하며, 다른 PBM들과 협의를 지속하겠다”라고 설명했다.
– 조선비즈 2023.6.27 기사 중
미국은 휴미라 세계 시장에서 약 80%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국 시장 규모만으로도 24조원에 달합니다. 대략 계산해도 21%는 약 5조원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게다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밝힌 대로 약 10%라고 해도 2.4조입니다. 커다란 파이를 나눠먹을 바이오시밀러에서 제외된 셈입니다. 2.4조 원의 20%만 가져온다고 해도 얼마인가요? 4800억 원의 매출입니다… (ㅠㅠ)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다수의 경쟁자들이 존재합니다. 화이자, 삼성바이오, 알보텍 등등. 이 시장을 뚫기 위해 셀트리온은 고농도제형으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옵텀 RX와의 계약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의문점
그럼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이 등재 발표는 언제 난 것일까요? 구글을 검색해 보니 이미 2023.6.23 기사로 Optum Rx사가 베링거 인겔하임 사의 실테조, 산도즈 사의 하이리모즈를 추가 포뮬러리에 등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대형 악재라면 월요일인 6/26에 대량 매도와 함께 하락이 나왔어야 하는데 왜 아무런 반응도 없었을까요? 왜 뒤늦은 27일 하락이 왔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마치며
오늘 포스팅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그리 큰 악재는 아니니 추가 매수의 기회를 삼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리하다 보니 매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해 보입니다. 그리고 향후 이어질 다른 PBM 회사들과의 협상에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벤트이기도 했습니다. 대형 제약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경쟁에 참여했던 제약사가 한 두 곳이 아니기에 고배를 마신 제약사들이 많습니다. 항상 잘할 수 있나요? 셀트리온이 이번 일을 신발끈을 다시 묶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주주로서 애정 있는 관심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소액을 추가로 매수했습니다.
그 외 셀트리온의 최근 이슈 점검을 위해서는 저의 추가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상 셀트리온 하락 이슈 점검에 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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