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의 진단 : 나는 진짜 천식일까? (GINA 2023)

안녕하세요. 오늘은 성인 천식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천식은 양이 너무 방대한 주제라서 몇 번에 나누어 글을 써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천식에 대해 다루는 만큼 기본적인 내용부터 다루어 보려 합니다. 오늘은 먼저 그 정의와 진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차 진료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환자분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쉽고도 정성 들여 써보겠습니다. 천식 치료의 세계적인 가이드라인인 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INA) 2023년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일까요?

천식의 정의

천식은 만성기도염증을 특징으로 다양한 임상특징을 나타내는(heterogeneous) 질병입니다. 천식은 가변적인 호기 기류제한과 함께 시간에 따라 중증도가 변하는 호흡기 증상(쌕쌕거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과 같은)의 병력이 있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천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우리가 숨 쉬는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한 다양한 호흡기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의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생기는 기류 제한입니다.

천식 기류제한

천식 기류제한위의 그림에서처럼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져 우리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천식 증상 – 내 증상이 천식이 맞을까요?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을 어떻게 알고 계시나요?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천식을 의심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천식의 가능성이 높은 증상들
– 증상들이 에 심해지거나, 이른 아침에 심해짐
– 증상들이 시간에 따라 변하고, 증상의 심한 정도도 변함
– 증상들이 다음에 의해 유발 : 감기(바이러스 감염), 운동, 알러젠 노출, 날씨의 변화, 웃음, 매연, 자극적인 냄새, 흡연

2) 천식의 가능성이 낮은 증상들
–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이 없이 기침만 있는 경우
– 만성적인 가래를 동반한 기침
– 어지러움, 멍함 혹은 손발 저림을 동반한 호흡곤란
– 가슴 통증
– 들숨이 시끄럽게 들리는 운동 유발 호흡곤란

천식 진단에 들어가기에 앞서

학계에서 ‘환자에게 천식이라는 병이 없음에도 잘못 진단되는 경향이 있으니, 꼼꼼히 잘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천식이 아닌 환자를 천식이라고 진단하는 바람에 불필요하게 흡입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생기더라 하는 것이지요.
천식은 증상이 애매한 경우에 진단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폐기능 검사를 통해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지요. 반대로 증상이 전형적인 천식을 시사하지만, 검사 결과가 천식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험을 흔히 합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천식임이 분명한데 말입니다. 그런 경우,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환자를 천식으로 오인하지는 않았을지 여러 번 다시 검토해보게 됩니다. 천식은 장기적인 관리와 치료를 요하는 질병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천식으로 잘못 진단하게 되면 환자 개인과 사회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천식의 진단은 반드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천식 진단

천식은 어떻게 진단할까요? 천식은 특징적 증상가변적인 호기 기류제한으로 진단합니다. 환자가 표현하는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천식은 한 번 치료가 시작되고 증상이 좋아지고 나면 진단이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치료 이전에 반드시 진단적 검사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천식 진단 방법

천식은 다음 두 가지를 확인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습니다.

① 증상 :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typical variable respiratory symptoms)
– 쌕쌕거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 시간에 따라 그 강도가 변함, 주로 밤이나 새벽에 악화, 운동/웃음/알러젠/찬 공기/감기 이후 악화
② 폐기능검사 : 변동성 있는 호기 기류제한의 확인(variable expiratory airflow limtation)
– FEV1/FVC 감소를 동반한 FEV1 감소 + 폐기능의 과도한 변동성 확인

따라서 단순히 증상만으로 환자를 천식이라 진단하여 흡입제를 주고 관리하는 것은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자분들께서는 꼭 폐기능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을 권합니다.

천식 환자에서의 기류 제한(airflow limitation)이란?

Spirometry (출처 : News Medical)
Spirometry (출처 : News Medical)

천식 환자의 기류 제한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폐활량측정법(Spirometry)을 시행합니다. 폐활량검사는 기류제한과 기도가역성 유무 및 중증도를 확인하는 일차 검사입니다. 천식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추천되는 중요한 검사이지요. 폐활량 측정 시, 검사 대상자는 온 힘을 다해서 여러 차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반복하게 됩니다. 천식의 진단에 가장 중요하게 확인하는 값은 노력성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 1초 노력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FEV1) 그리고 1초율(FEV1/FVC) 값입니다.
FVC는 내가 노력을 다해 최대한 내뱉은 공기를 모두 모았을 때의 양(유량)을 의미합니다. FEV1은 그중 1초 동안 배출된 공기를 모두 합친 양(유량)입니다. 특히, 천식 환자의 진단에서는 전체 호흡에서 내가 1초 동안 내뱉을 수 있는 호흡이 차지하는 비율인 1초율(FEV1/FVC)이 중요한데요. 이 비율이 감소해 있다는 말은 내가 내쉬는 숨이 첫 1초 동안 빨리 나가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공기가 나가는 길이 좁아져 호흡이 나가는 흐름에 제한이 있다고 해석합니다. 그 기준은 0.70 미만입니다. FEV1/FVC가 0.70 미만일 경우 기류 제한이 있다고 해석하고 조금 더 어려운 표현으로 폐쇄성 환기장애가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폐기능의 과도한 변동성을 확인하는 방법

폐기능의 변동성이 있다는 말은, 내 폐기능과 호흡곤란의 정도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천식이라는 질병의 핵심 병태생리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폐기능검사로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떤 검사로 이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기관지 확장제 반응 양성
–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FEV1 > 12% & 200ml 증가
천식이 의심되는 환자는 기관지 확장제(벤토린, 성분명 : Salbutamol)를 흡입하고 폐기능 호전이 있는지 평가받게 됩니다. 이렇게 확인이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천식이 의심됨에도 기관지 확장제에 뚜렷한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경우에는 아래의 방법들로 폐기능의 변동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2) 2주 이상 과도한 최대호기유량(PEF)의 변동
– 하루 중 2회 이상 측정한 PEF 변동폭이 > 10%
최대호기유량(Peak expiratory flow)이란, 호흡을 최대로 흡입한 상태에서 있는 힘껏 숨을 내쉬었을 때(노력성 호기) 얻어지는 가장 빠른 공기의 속도(최고 유속)를 말합니다. 환자가 내뱉을 수 있는 호흡의 속도에 변화가 심한 것은 결국 폐기능의 변동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3) 4주 이상 치료 이후 폐기능 향상
– FEV1 증가 >12% & >200 ml, 또는 PEF >20% 증가
여러 가지 검사에도 불구하고 변동성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4주 이상 항염증 치료(흡입 스테로이드 포함)를 한 뒤 폐기능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확인함으로써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천식 환자의 경우 치료 이후에 현격하게 폐기능이 회복되는 변화를 보입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증상에 전혀 호전이 없거나 폐기능에 변화가 없는 경우, 다른 질환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4) 운동 유발 검사 양성
– 운동 이후 FEV1 감소가 10% & 200ml초과

5) 기관지 유발 검사 양성
– 기관지 자극 물질(메타콜린 혹은 히스타민) 흡입 후 FEV1 감소가 ≥20%
– 과호흡, 고장성 생리식염수 혹은 만니톨 흡입 후 FEV1 감소 ≥15%
증상이나 임상양상이 천식에 부합하는데 처음 검사한 폐기능 검사가 정상인 경우, 천식 반응을 유발하여 폐기능의 감소와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 자극 물질을 직접 흡입하고 기관지 수축이 일어나는지 보는 검사들입니다.

6) 외래 매 방문 시 측정 폐기능의 변동성 확인
– 반복 측정 폐기능검사에서 FEV1 변동폭 >12% & >200 ml
모든 경우에서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환자가 방문할 때마다 몇 개월 간격으로 폐기능 평가를 해서 변동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지요. 신뢰도는 1) ~ 5) 검사들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합니다.

요약

* 천식은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기도의 염증으로 공기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 증상의 확인과 폐기능검사를 통해 공기의 흐름 장애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천식이 아님에도 천식으로 과잉 진단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오늘 포스팅이 천식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 의원에서 천식이 의심된다는 이야길 들으셨다면 인근 종합병원 호흡기 내과 혹은 알레르기 내과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다음에도 좋은 주제로 포스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1. GINA 2023
2. 천식 진료지침 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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