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환자분들이 호흡기내과를 찾는 가장 많은 이유 중 하나인 폐암 검진 그리고 폐결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폐암 검진이란?
폐암은 전 세계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암입니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물론 병이 진행하면 기침, 객혈,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굉장히 커지거나 전이가 되는 등 병이 진행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따라서 폐암이 진단될 시점에는 이미 수술적 치료나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폐암 검진은 이러한 폐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시행합니다. 악성 가능성이 있는 폐결절(lung nodule)을 조기에 발견하고, 궁극적으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 입니다.
폐결절이란 무엇인가요?
결절 : 살갗 밑에 비정상적인 조직이 생겨서 강낭콩 또는 그보다 크게 겉으로 솟아난 것.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폐결절이란 폐에 생긴 3cm 이하의 비정상적인 조직을 나타내는 영상학적 소견입니다. 폐결절 중 일부는 폐암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발견이 중요합니다. 크기가 3cm를 넘는 병변의 경우, 결절이 아닌 종양 혹은 혹(lung mass)이라고 부릅니다.
국가 폐암 검진 시행 배경 – 폐암 검진 CT
폐암 검진은 엑스레이 촬영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엑스레이 촬영의 특성상 아주 초기의 작은 폐암 병변을 찾아내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엑스레이 검진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CT로 폐암 검진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모두가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CT가 더 정밀한 검사임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국가적으로 발생하게 될 의료비 증가와 방사선 노출의 위험성이었습니다. 국민 건강에 이득이 된다면 예산을 편성해 검진을 시행해야 하겠지만, 그동안 폐암 검진 목적의 CT가 환자 건강에 득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부족했습니다. 위내시경은 조기의 위암 병변을 잘 발견해주는 좋은 건강검진 수단입니다. 하지만 폐암 검진에 있어서 흉부 CT는 위내시경과 같은 지위를 얻지 못했습니다.
또한 흉부 CT 촬영으로 폐 사진을 얻는 과정에서 환자는 불가피하게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잦은 CT 촬영으로 누적된 방사선은 오히려 내 몸에 종양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정밀한 검사를 하고 싶어 매년 CT를 찍는 행동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동안은 흉부 X-ray 촬영 정도로 일반 검진을 유지하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꾼 것이 있었습니다.
1) 저선량 흉부 CT (low dose chest CT, LDCT)의 등장
2) 고위험군에서 흉부 CT 검진이 폐암 조기발견에 유용함을 확인한 대규모 연구들의 등장
일반적인 CT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을 현저히 낮춘 저선량 흉부 CT(0.6~1.5 mSV)가 등장하게 됩니다. 저선량 CT는 X-ray(0.1 mSV)를 몇 번 정도 찍는 정도의 방사선 조사량으로 CT 촬영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일상 속에서 1년간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입니다. 또한 2011년 미국에서 보고된 미국 국가 폐암 검진 연구(US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NLST)에서 저선량 CT 폐암 검진이 엑스레이 검진에 비해 폐암 사망률을 20%가량, 전체 사망률을 7% 정도 현저히 낮출 수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잇따라 유럽의 연구들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뒷받침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폐암 검진을 위한 저선량 CT 촬영 시행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국가 폐암 검진 대상
* 대상 : 만 54세 ~ 만 74세 남녀 중 고위험군
* 간격 : 2년마다
* 고위험군 : 30갑년 이상의 흡연력 (현재 흡연자 혹은 금연 15년 이내)
[갑년 = 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갑) x 흡연 기간(년)]
2017-2018년, 국내에서도 2년간 전국 14개 의료기관에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2019년 7월부터 폐암 국가암검진이 시행되었습니다. 약 11만원에 달하는 폐암 검진비를 10%인 약 1만원만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건강보험료 하위 50%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전액 무료로 폐암 CT를 2년마다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행된 지 몇 년이 되지 않았기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대상자에 해당한다면, 꼭 국가 검진의 혜택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건강검진 문진표에 본인의 흡연력을 잘 기입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 이후 호흡기내과 외래로 많이 들고 오시는 판독 내용(폐결절, 무기폐, 폐 섬유화, 석회화)에 대해서는 다음 글들에서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